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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PL의 진실: ‘후불결제’는 우리를 더 가난하게 만들까?

by 경제 읽기 2025. 10. 30.

BNPL(Buy Now, Pay Later), 우리말로는 ‘후불결제’라고 하는 결제 방식인데요.
혹시 들어보셨나요?
신용카드가 없어도 물건을 먼저 사고, 며칠 뒤나 다음 달에 돈을 내는 방식이에요.

 

얼핏 보면 할부랑 비슷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습니다.
BNPL은 짧은 기간 뒤 한 번에 갚는 단기 후불결제고,
할부는 몇 달에 걸쳐 나눠 갚는 장기 분할 결제예요.

 

예를 들어 10만 원짜리 신발을 지금 사고, 다음 달 한 번에 내면 그건 BNPL,
3개월에 나눠 낸다면 그건 할부죠.

 

이제 아래에서 후불결제, 즉 BNPL이 무엇인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BNPL, 후불결제의 원리와 구조

BNPL은 말 그대로 ‘지금 사고, 나중에 돈을 내는’ 방식입니다. 

한국에서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쿠팡페이 등 주요 간편결제 플랫폼이 2023년 이후 본격적으로 후불결제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신용카드와 달리 한도가 낮고(일반적으로 30만~50만 원 수준), 복잡한 신용심사 없이 간단한 내부평가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카드처럼 ‘대금 결제 시점의 유예’를 제공하지만, 법적으로는 신용카드업이 아닌 단기소액신용(소액후불결제)로 분류됩니다. 즉, 형태는 비슷해 보여도 제도상 다른 금융상품인 셈입니다.

2. 빠르게 커지는 BNPL 시장

2025년 현재, BNPL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Statista는 2025년 글로벌 BNPL 거래 규모가 약 7,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내 역시 2023년 약 200만 명 수준이던 이용자 수가 2025년에는 약 350만~400만 명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특히 20~30대 MZ세대의 비중이 높지만, ‘70% 이상’이라는 수치는 정확한 통계보다는 업계 추정치 수준입니다.

결제 편리성과 소액 이용의 문턱이 낮다는 점이 젊은층 확산의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3. ‘무이자 결제’가 부르는 소비 착시

BNPL의 가장 큰 특징은 즉시 지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결제 순간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는 ‘지금은 괜찮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실제로 BNPL을 이용한 소비자는 일반 결제자보다 월평균 지출이 15~20%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국내 핀테크 업체들의 내부 데이터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관찰됩니다. 네이버페이와 토스는 후불결제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의 평균 구매 빈도와 금액이 모두 상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무이자’라는 단어가 주는 심리적 안심 효과가, 실제로는 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셈입니다.

4. 신용점수에 영향 없다고? 실제로는 다릅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BNPL은 카드가 아니니까 신용점수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2024년 이후로는 이 말이 더 이상 사실이 아닙니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부터 후불결제 연체 이력을 신용평가에 반영하도록 제도를 정비했습니다.

한국신용정보원과 NICE평가정보는 현재 BNPL 연체 정보를 ‘소액신용정보’ 항목으로 수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환일을 놓치거나 장기 미납이 발생하면 일반 연체와 마찬가지로 신용점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사회초년생처럼 신용이 쌓이지 않은 이용자는 단 한 번의 연체가 향후 대출·카드 발급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5. BNPL이 바꾸는 소비의 흐름

BNPL은 단순한 결제방식을 넘어 소비 행태 자체를 변화시키는 기술로 평가됩니다.

구독경제, 간편결제, BNPL이 결합되면서 소비자들은 매달 소액 결제가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는 구조 속에 살고 있습니다.

돈이 실제로 빠져나가는 시점이 지연되다 보니, 소비 통제력이 떨어지고 ‘체감 빈곤’ 현상이 심화되는 것입니다.

 

경제심리학 연구에서도 BNPL을 자주 이용할수록 “소득 대비 지출 인식이 느려지고, 단기적 만족감은 크지만 재무 스트레스는 누적된다”고 지적합니다. 즉, BNPL은 편리함과 함께 ‘소비를 늘리게 만드는 심리적 장치’이기도 합니다.

6. 후불결제의 위험과 주의점

BNPL은 기본적으로 ‘신용대출의 한 형태’이지만, 소비자는 이를 대출로 인식하지 못한 채 일상 소비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융당국과 업체 모두 후불결제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으로 아래 항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① 상환일 확인: 자동결제가 실패하면 연체로 처리됩니다.
  • ② 누적액 관리: 1~2만 원씩 여러 번 결제해도 금세 큰 금액으로 불어납니다.
  • ③ 신용정보 반영: 일부 BNPL은 연체 시 신용평가사에 즉시 통보됩니다.
  • ④ 이용한도 인식: 카드보다 한도가 낮지만, 연체 시 영향은 비슷합니다.

다시 말해서, ‘소액이라 괜찮다’는 생각이 조용한 부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BNPL은 신용카드보다 안전하지도, 완전히 자유로운 결제도 아닙니다.

7. BNPL, 정말 모두에게 이로울까?

BNPL은 분명 편리합니다. 현금이 부족할 때 단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카드가 없어도 결제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 편리함이 언제나 이익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일정한 소득이 없는 프리랜서나 청년층은 상환 시점이 월수입과 어긋나면 재정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BNPL은 기본적으로 미래 소득을 현재로 당겨 쓰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단기 활용에는 유용하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지속적 부채 구조’로 변할 수 있습니다. ‘후불결제 중독’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8. 마무리: 편리함과 부채 사이의 경계

BNPL은 새로운 금융 혁신임과 동시에,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도구입니다. 즉시 결제 부담을 줄여주지만, 결국 언젠가는 반드시 갚아야 할 빚이죠.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BNPL을 “편리함 뒤에 숨은 신용 소비”라고 부릅니다.

 

BNPL을 현명하게 이용하려면, “후불도 결국 내 돈”이라는 감각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의 편리함이 내일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한도를 설정하고 상환일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진짜 ‘스마트 금융 습관’입니다.

 

BNPL의 진짜 핵심은 ‘결제 기술’이 아니라 ‘소비의 자제력’입니다. 후불결제가 나를 더 편하게 만들지, 더 가난하게 만들지는 결국 내가 얼마나 현명하게 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